99일간의 진실 在線電子書 圖書標籤: 韓文 韓國民主化 光州事件
發表於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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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의석: 1968년부터 『한국일보』기자로 근무하며 광주항쟁 등을 취재했고 1980년 언론인 해직사태 때 퇴직했다. 1987년 『세계일보』창간에 참여해 1990년까지 도쿄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14대 총선 때 국민당 전북지부장 및 옥구위원장으로 출마한 바 있다. 전방 소대장 근무 시절의 체험을 담은 「33번 도로」사건기자의 애환을 담은 「현장」등의 글이 있고, 2000년 논픽션 「아침이슬」로 SBS문학상을 받았다.
99일 간의 '보도검열지침 전문', 20년 만에 최초 공개
1979년 10·26사건에서 광주항쟁 이후 해직될 때까지 『한국일보』기자로서 '현장'을 취재했던 언론인의 체험을 담았다. 박정희의 사망으로 유신체제가 몰락했지만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이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면서 한국 사회는 또다시 시련을 맞이했다.
신군부 보도검열단은 1979년 10월 27일부터 계엄이 해제된 1981년 1월 24일까지 4백 48일에 걸친 계엄기간 동안 총 27만 7천 9백 6건에 달하는 언론 기사를 검열했다. 하루 평균 6백 20건을 검열한 셈이다. 전체 검열 건수 가운데 전면 삭제, 또는 부분 삭제당한 기사가 2만 7천 58건으로 10%에 달하였다.
그 가운데 언론통제가 가장 극심했던 1979년 10월 30일부터 1980년 5월 24일까지 『한국일보』편집국 흑판에 게시된 99일치 검열지침을 사진과 함께 모아놓았다. 특히 이 시기는 신군부가 집권 시나리오를 주도면밀하게 밀어붙이던 과정이었고, 언론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태에 처해 있었다. 이 검열지침은 당시 김성수 기자가 매일 사진 찍어 스크랩북으로 보관해 온 자료를 저자가 입수하여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언론인 특유의 시야에 잡힌 '역사적'사건들의 궤적이 이 책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 것이다. 어쩌면 수많은 뉴스가 신문에 '기록'되지 못하고 무성한 소문만 남긴 채 사라짐으로써 이 기간이 역사의 공백기로 남게 된 건 아닐까?
한국 언론, 그 시련과 굴절
얼마 전 언론개혁시민연대와 MBC가 공동 조사한 해방 후 <최악의 보도10>에서 '광주 민주화운동 매도'(51.9%), '신군부 쿠데타 직후 전두환 미화'(37.5%)가 나란히 1,2위로 나타났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시기에 그에 이은 5공화국 정권의 언론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 시기 권력과 타협하고 신문 지면을 통해 「인간 전두환」같은 '용비어천가'를 외친 언론인의 면면과 그들의 곡필 사례가 하나하나 열거되어 있다. 신군부의 언론통제에 협조한 이진희, 허문도, 이원홍, 주돈식 등 '전직 기자'들은 5공화국에서 문화공보부 장관 등 고위직으로 '영전'하는 개가를 올렸다. 저자가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라는 머리말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언론과 언론인이 '비판과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면 나라의 장래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언론의 현실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군사정권의 온갖 특혜를 받으며 성장해온 신문 재벌은 지금까지도 책임 있는 반성 없이 여론을 오도하는 등 그 횡포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역대 군사정권에서 14명의 장관을 배출하고 발행부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일보』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광주항쟁의 '현장'에서
80년 5월 광주에서의 학살소식이 전해지자, 저자는 곧 광주 출장명령을 받고 일행과 함께 광주로 내려간다. 그러나 광주는 외부와의 통로가 이미 두절되고 있었고, 광주 외곽 송정리를 통해 우여곡절 끝에 광주시 중심가로 진입하였다. 당시 한국 언론은 광주항쟁의 실상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고, 폭동을 일으킨 폭도로 시민들을 매도하였다. 급기야 문화방송이 시위대에 의해 불타기까지 할 정도로 언론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시위대의 오해를 받아 취재장비가 부서지는 등 사실상 신문 기자는 광주 사람들에게 '적'으로 인식될 정도였다.
우연히 저자는, 수년 전 종로경찰서에서 인연을 맺은 성기영(가명)이라는 청년과 광주에서 다시 마주치게 됨으로 한층 드라마틱한 감동을 전해준다. 광주 현지에 머물면서, 시민군의 무장에서부터 전남도청이 공수특전단과 20사단 무장병력에 의해 접수될 때까지 도청 안의 상황과 시민군 지휘부의 표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도청 안 상황실까지 잠입한 군의 프락치 요원들이 저자의 눈앞에서 확인되었고, 시민군의 '다이너마이트 설치 소문','미국인을 인질로 잡을 것인지' 등 놀랄 만한 얘기를 도청 지휘부에게 전해듣는다.
특히 당시 광주 시내와 도청 안의 상황은 캘리(미국 평화봉사단원이자 성기영의 애인), 스탠리(AP 통신기자), 김형민(도청에 침투한 군의 프락치), 이원석(성기영의 후배) 등의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긴장과 분노가 교차하는 국면마다 그에 대처하는 여러 인간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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