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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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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桐野夏生 作者
김수현 譯者
2009 出版日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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叢書系列
9788960172388 圖書編碼

메타볼라 在線電子書 圖書標籤: 外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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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表於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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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볼라 在線電子書 圖書描述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작가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은 <다마모에>를 기점으로 색깔을 조금 달리한 것같다. 물론 이전의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 역시 완전히 추리소설에 가깝다고 할수는 없지만, <다마모에>를 기점으로 기이한 사건보다는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듯 싶고, 그에 따라서 주인공들이 어떤 사건에 개입된다기보다는 어떤 사건을 거치고 나오면서 어떤 식으로든 성장해 나가는 성장드라마에 가까워진 것 같다.

그래도 <다마모에>에서는 사람을 향한 일말의 희망이나 따스함이 남아있었는데, <메타볼라>에서는 한없이 절망적이고 안타까운 심정만 전달될 뿐이다. 어쩌면 <다마모에>가 저 나름대로 풍파를 다 겪어온 중년을 넘어선 여자의 이야기이고, <메타볼라>가 어찌됐든 현재는 이 사회의 밑바닥에 존재하는 청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단도직입적으로 까놓고 말해 이 책에는 희망이 없다.

어느 날 깨어보니 깊은 산속. 왜 이런 곳에 버려져있는 건지 알지도 못한채 산을 내려가려던 <나>는 자신처럼 산을 내려가려던 한 청년을 만난다. 잘생긴 얼굴에 여유로움과 권태를 덕지덕지 바르고, 허우대만 멀쩡한 한량인 이 남자의 이름은 아키미쓰. <나>를 주워준 생명의 은인이며, 깊은 산속에서 기억상실인 채로 깨어난 <나>에게 긴지라는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다.

이렇게 산을 내려온 가진 것 없는 두 청년은 마침 잘생긴 아키미쓰에게 반해버린 연상녀의 집에서 전전하다가, 귀찮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자 그 집도 나와버린다. 가진 것 하나 없는 긴지가 가까쓰로 취직하게되고, 자신을 최고의 리조러버라고 생각하는 아키미쓰가 해안봉사단으로 들어가게되면서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고 서로 다른 인생을 각자 살아가게 된다.

두 청년의 인생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면서, 기리노 나쓰오는 이 책을 통해 사회에 짓밟히고 잡아먹히는 청춘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애초에 가진 것 없는 긴지도, 보통사람보다 타고난 것이 많아 자신의 노력만 있었더라면 누구보다도 화려한 인생을 살았을 아키미쓰도, 결국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물을 받고, 그 크기에 알맞는 절망을 선물받는다.

이제 조금 희망의 빛이 보였다 싶으면 나타나는 갖가지 절망들, 도저히 한 곳에 머무를 수 없게 만드는 세상의 시스템, 자신도 어쩔수 없는 감정의 문제 등등.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 자꾸만 찾아오는 절망들이 모이고 모여서 결국은 "내가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열심히 살았나?"하고 말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두 청년의 삶을 가만히 바라보다보면 답답함에 가슴을 치게 되고, 보다보면 괜시리 나까지 절망에 물들어버려서, 읽는 내내 이런 답답하고 한편으로는 냉정하고, 또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긴지가 꼭 나같아서 참 괴로웠다.

성실한 사람은 언젠가는 인정받는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성실한 사람은 인정받을 뿐만이 아니라 이용도 당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실이지만,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사는 내내 끝없이 주어지는 아주 보잘 것 없는 희망을 믿고 살아가기에 삶의 절망은 너무 거대하고 가혹하다.

기억을 잃은 긴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후에 그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을 때 받았던 절망은 또다시 그를 찾아올 것이고, 그가 또 똑같은 일을 저질러 버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쉽사리 깨어지는 가족이라는 허상. 그 허상에 기대어 살다가 그것이 파괴되어버렸을 때 남겨지는 엄청난 무력감.

그렇게 세상을 나와 앞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건만, 고작 이런 거라니....

절망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그리고 또 넘어지고, 또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고...

우리는 개구리 왕눈이도 아니고 캔디도 아니기 때문에, 대체 이런 걸 몇번이나 반복해야 스스로 만족할 만한 행복을 얻을수 있는건지 아무도 알지 못해서 더 절망에 빠져든다.

긴지의 말처럼, 절망이 가져다주는 건 또다른 절망일 뿐 희망이라던가 행복이라던가 하는 것은 아닐런지도 모른다.

인생이 동화라면 자꾸 넘어지고 일어서면 강해져야 되는데, 의욕적으로 다시 일어섰는데도 자꾸 넘어지면 주저앉고 싶은 것이 인간이니까.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너무 아파서 몇번이나 그만 읽자 싶었는데, 그래도 왠지 이들의 삶이 어떻게 되는가 궁금한 마음에 끝까지 읽어버렸는데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무너져버리는 것 같았다.

절망에 절망을 거듭한 끝에, 그들이 얻게되는 것은 또다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절망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이렇게 실낱같은 희망 하나 주어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쩌면 뜬구름잡는 희망을 쥐어줄 바에는 차라리 절망속에 빠뜨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결국 크게 일어설 것이 아니라면, 그냥 이대로라도 상관없지 않은가.

살아지니까 산다고, 눈뜨면 또 내일이니까 산다고-.

도저히 내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절망속에 빠져서도,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고 거짓말 하지 말고 차라리 생존하기 위해 살아있다는 것이 차라리 현실적이리라.

기리노 나쓰오의 작풍은 이전과 많이 바뀌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의 소설이 좋다.

쉬운 말로 희망을 얘기하지 않고, 그래도 세상 살아 볼 만 하다는 말로 쉽게 위로하지 않으니까.

무력감만 느끼게 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에 잡아먹히는 청춘에 대한 기리노 나쓰오의 한없는 안타까움과 연민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녀의 이전의 소설들과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바로 이런 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되었다는 것. 자신의 주인공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쓰고 있다는 것.

어쩌면 세상에서 우연히 이런 청년을 만나면 우리는 참 한심한 인생들이라고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알고보면 나쁜 사람 없듯이, 저들도 저들 나름대로 살려고 발버둥을 쳤다는 것- 지지리 운도 없었고, 절망에 다리가 부러져 무력감만 거대하게 부풀려진 채 폐배감에 물들어버렸다고- 그렇게 그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봐 줄 수는 없을까.

더 희망을 가지라 말하지 못해도, 더한 절망감을 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또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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